거리낙서가
혜숙씨

.

거꾸로 쏟아진 현관


그 사이로 뇌가 눕는다.

퍼렇게 살아 숨 쉬는 현관 속에서


지구 사이로 퍼지는 틈도 없이 일어난다.

물렁해 빠진 뼈다귀 나사이다. 




..


굴곡사 나는 그대를 안고 목을 부러뜨리고

더불어 나와 술은

나는 아주 먼데를 보고 있고

한 겨레라고 부르고 싶다.

 

그렇게 심한 농담을 하고

그를 놓아주고

다시는 오지 않으리

다시는 울지 않으리

 

그대 아닌 여자를 품고

 

가는 시대의 불안을 끌고

아주 나와 상관없는

그대를 부르며 여기

 

빠알간

저문 해를 쳐다보며 사다리 줄을 놓는데

아지랑이처럼 걸린

빨래 줄은 손으로 잡을 수 없는

 능금을 타고 살이 타 들어가는

안개 낀 유령성을 만져진다.


너무 익어 잡으면 푸석해지는 능금

지금 당장 전쟁을 멈출 수 없는 극락.

출렁거리는 나지막한 산

흐느끼는 그의 짐들




><